TIL 아님

내일배움캠프 Unity 3기를 시작하는 마음

jhwoo1221 2023. 12. 21. 21:20

세상 사람들 누구나 하고싶은 일은 많고, 특히 어릴 적 꿈을 가지라고 부추기던 시절에는 더욱 더 그럴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어느날 문득 삶을 돌아보면 그 빛나던 꿈들은 구석 어딘가에 처박아 둔 채 각자의 사정으로 그냥 그저 그런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나도 그랬다.

나는 어릴 적에 소설가도 되고 싶었고, 만화가도 되고 싶었고, 화가도 되고 싶었고, 시인도 되고 싶었고, 게임을 만드는 사람도 되고 싶었다.

초등학생 때는 만화도 그리고 소설도 썼으며,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게임을 만드는 툴인 '게임 메이커' 카페에 가입해서 어딘가 엉성하지만 노력과 열정이 담긴 게임들을 만들고는 했다.

게임은 만화도, 소설도, 음악도, 그림도 안에 집어넣을 수 있고 무엇보다 '플레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기 때문에 만드는 과정이 특히 재밌었고 뿌듯했다.

 

그 당시에는 내가 무언가를 직접 만들고 그것을 사람들이 즐겨주고 인정받는 것 자체가 무엇보다 재밌었기 때문에,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밥먹는 시간도 미뤄 가면서 스스로 몇 시간씩 몇 달씩 컴퓨터 앞에 앉아서 강의를 뒤적이고 버그를 고치고 테스트에 테스트를 반복하면서 게임을 만들고는 했다.

그리고 그렇게 노력해서 만든 게임을 학교 친구들과, 그리고 인터넷 카페의 회원들과 공유하고 '재밌다'는 평가를 듣고 많은 추천을 받아 주간 인기 게임에 등재되는 것은 어린 나에게 있어 무엇보다 기쁜 경험이었다.

 

물론 부모님은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있는 것, 그리고 게임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질병 취급했고,

또 학업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만을 바랬기 때문에 자라면서 그 작은 꿈들은 파도에 휩쓸려가는 유리병처럼 점점 멀어져 갔다. 

어른들과 주변의 말에 휩쓸리며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기회와 시간을 뺏겨가면서 한 중, 고등학교의 공교육과 수능 공부, 그리고 주변의 말에 휩쓸려서 전공을 잘못 선택한 대학 생활, 그리고 군대에서의 1년 6개월을 정신없이 마치고 삶을 돌아보니 결단력있게 꿈을 쫓지도, 그렇다고 현실을 직시하고 충실한 삶을 산 것도 아닌, 이도 저도 안되는 삶을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항상 이런 생각을 하고는 한다.

나는 너무 늦었을 지도 모른다, 내 앞에 저 멀리 달려가는 사람, 나보다 앞서가는 사람, 더 많이 노력한 사람이 수도 없이 많을텐데 지금 뭔가 도전하는게 의미가 있을까?

괜히 헛수고 하는게 아닐까?

 

하지만 그런 생각만 붙들고 있으면서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뭐라도 시도해보는 게 나을 거라는 믿음, 그리고 이런 기회가 또 없을 거라는 생각으로 내일 배움 캠프에 지원했다.

미래의 내가 이 글을 돌아 봤을 때 이불킥 하지 않기를, 그리고 선택을 후회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본 캠프 첫날인 오늘은, 게임 개발 종합반 4강 카드게임 만들기의 코딩을 그대로 따라하면서 숙제까지 유니티로 구현하고 테스트 및 정상 작동 확인까지 완료했다.

종종 오류가 발생하기는 했지만 대부분 오브젝트 연결을 제대로 안했거나 스펠링을 틀렸거나 하는 사소한 문제였다.

따라하는 중에 게임 메이커로 게임을 만든 경험이 새록 새록 떠올랐고, 익숙한 개념들이 다른 용어로 다가왔다.

예를들면, 게임 메이커에서는 '인스턴트'라고 부르는 개념이 유니티에서는 '프리펩'이고, '룸'의 개념이 유니티에서는 '씬'이다.

 

종합 개발반 강의는 전체적으로 '쉽다'고 느껴진다.

코드도 전부 제공 되고 강의만 보고 따라하기만 하면 되니까 쉬운 것이 당연할 것이다.

그렇지만, 게임을 만들어 본 적이 있다고는 해도 초등학생 중학생 시절의, 그다지 전문적이지도 않은 경험이었고 그 이후로 게임 코딩 관련해서는 별도로 공부를 전혀 하지 않았으니 본격적으로 게임 개발자 훈련이 시작되고 앞으로 더 어려운 코딩과 공부할 것들이 기다리고 있는 지금 내가 앞으로 잘 할 수 있을지 긴장감과 걱정이 앞선다.

 

결론은,

내배캠 과정에서 바라는 일차적 목표는 물론 내가 만들고 싶은 나만의 재밌는 게임을 만드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고 부차적 목표는 취업이다.

원하는 것을 성취할 수 있는 과정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것을 위해 빠르지 않더라도 조급해 하지 않고,

한 걸음씩 착실하게 나아가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야겠다.

 

이번 주차에는 개인 공부 조에 배정되었으니 게임 개발 종합반 강의를 찬찬히 뜯어보고 따라하는 한 편 C# 코드 기본도 둘러보면서 기반을 다지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 TIL을 작성하는 곳이므로 내일부터는 느낀 점이나 감성적인 내용은 최대하고 배제하고 배운 것, 공부할 것 위주로 적어야겠다.